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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1 10:45
뉴발란스 박다함 노이즈음악 노이즈뮤지션 노이즈뮤직 공연기획 공연기획자 뉴타운컬쳐파티 텍스쳐/프레자일 불길한저음

그를 안 것은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

평소 홍대를 어슬렁 거리며, '뭐 괜찮은 것 좀 없나?'하며 하나 둘 공연을 접하게 되면서 우연찮게도 이 공연들을 모두 '박다함'이라는 사람이 기획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연 어떤 사람일까 궁금함에 촉을 잔뜩 세운 채 그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 놀랍게도 그는 20대 중반의 수줍은 얼굴의 젊은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그는 공연기획 뿐 아니라 '불길한 저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이즈 뮤지션이기도 했다.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일까? 알면 알 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기에, '언젠가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겠다'라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 간절한 바람이 통한 것일까? 부쩍 차가워진 날씨 속에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의 일에 대해서, 20대의 삶에 대해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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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업은 학생이고 부업은 뮤지션인 박다함입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긴 한데, 사실 그 말이 제일 맞는거 같아요. 이 나이대에서 저는 학생이고, 부업인 음악 연주와 함께 더 나아가서는 공연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본업은 잘 하고 계신가요?
이번 학기 휴학을 해서 지금은 휴학 중인데요. 입학해서 지금까지 논 것치고는 꽤 선방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긴 해요. 그런데 부모님은 싫어하시죠. 본업이 있고, 부업이 있으면 부업을 전개하느냐고 본업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아무래도 그런 점에서 본업에 충실하길 원하시는거 같습니다. 사실 부업이 커지기도 했고,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냐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까 본업을 쉬고 있어요. 지금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고, 부업을 앞으로 어떻게 본업이랑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특이한데, '박다함'은 본명인가요?
원래 본명이 있고, '박다함'은 친구가 지어 준 이름이예요. 프랑스 친구가 3, 4년 전에 제가 부지런히 활동하는걸 보고, '내가 한국을 떠날 때 널 위해서 다른 이름을 지어주고 가마.' 이러더니 '다함'이래요. '무슨 뜻인데?'라고 물었더니, 영어로 'Do Everything'이 '다 해라'잖아요. 그걸 '다함'으로 압축시켜 버린거예요.
그때도 지금이랑 비슷했어요. 이것저것 보러 다니고, 뭔가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그래서 친구가 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얘는 정말 부지런하구나. 열심히 하고, 다 해봐' 그래서 다함이라고 지어준거예요. 본명도 있지만, 친구들이 예명이나 농담으로 별명을 부르기도 하잖아요? 그런 이름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본명 말고, 다함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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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함 프로젝트 '플리커 비긴스'의 공연 모습.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2005년부터 노이즈 음악과 즉흥연주에 심취해, '플리커 비긴스'에서 시작해 현재 '불길한 저음'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정확히 언제부터 노이즈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플리커 비긴스(The Flicker Begins)
실험영화와 미술의 설치작업으로부터 음향에 대한 영감을 얻어, 음향과 영화 안에서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박다함 프로젝트 그룹

불길한 저음(Master Musik)
김곡(베이스/보컬), 박다함(일렉트로닉스), 장선진(보컬), 최준용(일렉트로닉스), 홍철기(턴테이블/일렉트로닉스)로 구성된 노이즈 밴드

노이즈 음악(Noise Music)
1970년대 후반 독일을 중심으로 발생한 뉴 웨이브계 록의 하나. 공사 현장을 연상시키는 듯한 금속적인 파열음을 주로 사용하며, 극히 실험적인 요소가 강하다. ‘인더스트리얼 뮤직’, ‘팩토리 사운드’라고도 부른다. (출처: 네이버 용어 사전)

사실 예전에는 펑크 락 밴드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랑 계속 연주를 하다보니까 코드 진행이나 그런게 뭐랄까, 너무 지루한거예요. 누구 음악 카피하고, 곡 만드는게 재미가 없어져서 '못하겠다'하고 그만뒀는데, 그 후 최준용씨와 홍철기씨가 하는 '아스트로노이즈(Astronoise: 노이즈 음악 그룹)' 공연을 본 적이 있었어요. 그걸보고 '음, 이런 것도 있네?' 하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리고는 3년간 집에서 계속 혼자 만들었어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골방에 쳐박혀서 연구하는 식으로 계속 공부했어요. 그랬더니 3년 후에는 자신감이 생겨서 그 사람들이랑 같이 연주를 하기 시작했죠.


2007년 '불길한 저음' 공연 영상

'플리커 비긴스'는 처음 연주를 시작했을 때, 제가 친구에게 제안해서 같이 하게 된거고, 그리고나서 제가 노이즈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최준용씨, 홍철기씨 두 분에게 가서 '같이 연주하실래요?' 라고 부탁을 해서 커진게 '불길한 저음'이예요.
저는 처음에 이 음악을 연주하게 해준 사람들이랑 같이 연주하게 된거잖아요? 그래서 무지 재밌어요.

'왜 이런 음악을 연주하게 됐나'라고 생각하게 되면, 기존 밴드 음악을 연주하다가 제가 염증을 느껴버린 것 같아요. 사실 되게 웃긴 말이고, 밴드 자체를 얼마 못하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염증을 쉽게 느껴버렸고, 다른데서 충격을 받아서 뛰쳐나오게 된 것 같아요.

노이즈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충격은 그러면 새로움에 대한 충격이었을까요?
그렇죠, 새로움이었죠. 놀랐기도 했고, 여러 가지였어요.
사실 락 음악하면 볼륨이나 그런 음향 상의 것이 크잖아요. 그런데 노이즈 음악은 그 큰 것도 이미 뛰어 넘었고, 보여주는 방식도 굉장히 달랐죠.
사실 딱히 '아, 내가 정말 원하는 음악이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와,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이런 것도 있구나'하면서 집에서 연구했던 것 같아요.

3년간 독학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스트로노이즈' 그 두 분이 운영하시는 레이블이 있어요.
사실 레이블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안들키려고 아이디 바꿔가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이건 어떻게 하는거냐고. 그때 나오는 힌트 같은 걸 가지고 집에서 연습했죠. 그때가 고등학교 시절이어서 공부하느냐고 좀 오래 걸리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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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인 박다함. 3년간의 독학 끝에 자극 받았던 인물들과 함께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중간에 잠깐 이야기가 나왔는데, 노이즈 음악을 하기 전 펑크 락 밴드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밴드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잖아요? 처음 음악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홍대를 처음 오게 된 것도 우연이었어요.
당시 케이블 방송 보는 걸 좋아했는데, 그 당시 쌈지에서 인디음악을 많이 보급하려고 했었어요.
그래서 쌈지 광고로 '황신혜밴드'랑 '노브레인'을 봤을 꺼예요. 뮤직비디오도요.
근데 그러면서 너무 궁금한거예요. 그 당시에 진짜 다행히 PC통신을 하고 있었어요. 텍스트로 된 지도로 '여기가 드럭이다'하길래 어린 나이에 가서 공연을 본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공연을 하나 둘 보면서 소위 말하는 죽돌이가 됐죠. 어린 나이에 밴드가 공연하는데를 찾아가고, 왕복 4시간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왔다갔다하면서 공연을 본 것 같아요.

사실 펑크 락 밴드하면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D·I·Y(Do It Yourself)'
어느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드는거예요. 수용자, 단순히 리스너(listener)가 공연을 보다가도 아무나 연주를 할 수 있겠다고. 사실 쉬운거 거든요. 그래서 속된 말로 옆에 생각 없고, 정신나간 아이들이 몇 명에게 '같이 한 번 해볼래?', '그래, 같이 한 번 해보자'해서 한 4, 5개월 한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중 3, 고 1때 였구요.
결국 공연 해보고 싶었던 클럽 '드럭(Drug)'에서는 연주를 못했고, 다른 곳에서 연주를 했어요. 그리고 몇 개월 연주하다가 '안되겠다', '못하겠다' 싶어서 그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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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이 보면 난장판인 '불길한 저음'의 공연. 그들은 전력을 다해 공연에 임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네요. 다함씨가 공연하는 걸을 보고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노이즈 음악 처음 시작하고 처음으로 낸 앨범이어서, 어렴풋하게는 알고 계시지만 어떤 음악을 하는지 알려드려야겠다 싶어서 불렀어요. 근데 부모님은 나가계셨죠. 사실 아버님은 '그게 무슨 음악이냐'라고 했는데, 강경하게 말하신건 아니예요. 어머니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가 하는거 응원한다'고 하셨고, 누나들은 '뭐야, 이게~!'
사실 친구들도 가끔 부르면 비슷해요. 너 밴드 안하냐고, 너 포지션 뭐냐고. 그럴 때는 '미안해. 나도 평범한거 치고 싶어.'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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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1일 홍대 '두리반'에서 열렸던 '뉴타운 컬쳐 파티'는 '음악가도 노동자인가?' 하는 물음에서 출발하였고, 총 62개의 인디 밴드가 참여했다

뮤지션으로 활동한 것 뿐 아니라 여러 공연 기획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기획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건가요?

전체적으로 보자면 기획 일은 시작하게 된 건 되게 묘한 일이었어요.
노이즈 음악을 시작한 다음에 어쨌든 저는 계속 노이즈 음악 뿐만 아니라 밴드들이 공연하는 것도 계속 보고 있었는데, 노이즈 음악 하는 사람들이랑 밴드 음악 하는 사람들이랑 서로 심하게 경계를 했어요. 노이즈 음악하는 애들은 '저게 무슨 연주냐' 이러고, 또 밴드하는 사람들은 '노이즈 음악하는 사람들은 예술한다'고 하고.
'왜 이렇게 서로 경계할까'라는 생각에서 '그 경계벽을 좀 허물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일종의 '불편의 자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했죠.
우연히도 그 때 일하고 있던 공간이 있었는데, 공간에서 공연장으로 쓰라고 허락해주셨어요. 그 때를 시작으로 계속 공연 기획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공연 기획을 시작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발견하기 시작했죠.

문제라면 어떤 문제일까요?
좀 웃긴 문제들이 있었는데요. 한 가지 예로, 공연이 끝나고 페이를 줬더니 '페이 처음 받아봤다'고 이야기하고 그런 것들이었어.

하하,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네요.
그런 '불편한 자리'를 처음 마련했을 때, 뮤지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공연하면 '나는 나 할 것만 하고 간다'하고, 서로 안보고 그냥 갔어요. 그런데 한 세 네번 반복하고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아, 이제야 이게 뭔지 알겠다' 했죠.
공연을 계속 기획하면서, 서로가 갖고 있던 오해들이나 그런 것들이 사라지는 기회였어요.
공연하러 온 사람들도 재미있어하고, 공연보러 온 사람들도 '이게 뭐가 다르고, 뭘 하려는지 알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걸 보고서는 스스로 느낀게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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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기획했던 '텍스쳐/프레자일(TEXTURE/FRAGILE)'은 노이즈/앰비언트/포스트락/전자음악의 기반을 넓혀가고자 하는 공연 기획 프로젝트이다

혹시 '내가 기획한 공연을 이런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라고 마음 속으로 원하는 관람객이 있나요?
원래 이런 음악 안들어본 사람들? 당연히 그런 사람들이 오면 제일 좋겠죠. 물론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계속 오면 굉장히 고맙죠.
근데 사실 전혀 이쪽을 모르는 사람들이 자극받고 갔다고 말할 때가 가장 좋아요. 그래서 계속 해야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공연 기획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성공이라고 보세요?
평가를 내린다면 어떤 식으로 내리고 싶으신지요?
아직 갈 길이 많죠. 그동안 저 혼자 다 해오다가 5월 1일 '뉴타운 컬쳐 파티'나 요즘에는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이라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정도 늘어난 것만해도 저는 성공이라고 봐요.

그럼 공연 기획하면서 목표나 방향성 같은게 있으신가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직 갈 길이 많고, 계속 해야될 건 많다고 봐요.
왜냐하면 사실 요즘에 와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GMF)'나 페스티벌이 상당히 많아졌잖아요. 거대한 페스티벌이 많아져서 수용자로서 좋아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공연시장은 이렇게나 큰데, 음반시장은 잘 안되고 있죠.
그래서 저는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도 남아서 계속 해야될 것 같아요. 그리고 유지해야 한다는거. 이런 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기획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렇게 계속 연계되는 것들이 생기더라구요. 이렇게 네트워크들이 연결되고 연결되고 넓어지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계속 공연 기획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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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의 음악에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음악과 공연기획에 대해 말할 때 만큼은 한 문장 한 문장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하는 말 중에 가장 인상적인 감상평은 뭐 였어요?
'힘을 얻었다',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그래요. 저희가 힘들게 작업해서 앨범을 내놨어요. 근데 공연을 보고, 앨범을 사서 집에 가서도 들어보고 다시 오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굉장히 좋죠.
어떤 식으로든 내가 만들어낸 걸로 사람들을 설득시켰고, 그 사람들이 다시 오겠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쨌든 굉장히 설득력있는 거잖아요. 바로 그 '설득력'이 저한테는 와닿는거 같아요.

음악도 '설득'이라는 표현을 쓴게 독특한 것 같아요.
보통 음악이라고 하면 '감동', '터치' 이런 식으로 표현하잖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하는 음악이 음계나 그런게 아니거든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이 아니어서 굉장히 여러 가지를 고민을 해요. 비쥬얼이나 공연 기획으로나 사람들에게 공연을 올 수 있게 만드는 외부적인 면으로요.
내가 만약에 밴드 음악을 했으면 이랬겠죠. '내 음악이 좋으면 돼' 근데 노이즈 음악은 다르잖아요. 그러다보니 '설득'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럼 반대로 기획을 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직접 부딪히며 홍보도 해야하고.
사실 피곤해요. 제가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어서 하루종일 걸어서 포스터를 붙였는데, 사람들이 안오고 그러면….
공연을 할 때마다 거의 전력을 다해서 공을 던지는 선수처럼 그런 식으로 온 힘을 다해서 준비를 하는데,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그만큼의 결과가 안나오면 난감하죠. 어디서부터 다시 점검해서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건지, 사람들이랑 만나서 얘기도 하고.
근데 최근에는 그런 일은 없었던 거 같아요. 공연 기획을 처음 시작했을 때나 중간 즈음에는 많이 헤맸죠. 그럴 때 솔직히 어떤게 문제일지 모를 때가 제일 답답하잖아요? 그래서 그때가 가장 답답했던거 같아요.

공연을 했는데 악평을 들었다던지 그런 경우는 없었나요?
대신 사람들이 악평을 남겼다고 해서 상처를 받은 적은 없어요. 그런데 공연을 하다가 가끔 항의가 들어올 때가 있는데, 주민분들이 항의하면서 감정적으로 나오시면 상처를 많이 받아요.
한 번은 인천의 어느 갤러리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그 날이 휴일이었어요. 주민분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한 공연이었는데, 못 들으신 분이 있었나봐요. 자고 계시다가 화가 나셔서, 맥주병을 들고 깨뜨리려고 하시길래 너무 놀란 적이 있었어요. 쉬는 날인데 그 분 상황을 당연히 이해하죠. 그런데도 그분이 버럭 불같이 화를 낼 때는 정말 놀랐어요. 다행히 저희가 마지막 팀이어서 잘 말씀을 드렸죠. 그런거 빼고는 힘든거 없어요. 계속 재밌게 하고 있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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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공연은 사실 상당히 격하다. 멤버 중 회사원이 많은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사원들이 한풀이한다'고 이야기 한다고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모든 기획이나 음악 활동을 할 때 에너지 소비가 굉장하잖아요?
가족분들이 걱정하지는 않으시나요?
전 티 안내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냥 혼자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다 알기 때문에, 티 안내려고 하죠.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는데요?
저요…노래방가요. (일동 폭소)
일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스트레스 쌓일 때는 5시간 끊고 들어가서 노래 부르는데요. 또 K-Pop을 좋아해서 같이 노래방가서 난리가 났었어요.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을 처음부터 다 뒤집어보거나 웹툰 있으면 처음부터 되돌려보고, 아니면 블로그에 A4 6장짜리 글을 쓰거나 거의 다 그래요.

스트레스 푸는데도 뭔가를 또 소비하시네요? 소진하고, 소비하고.
네. 어쨌든 저는 그런 타입인거 같아요. 여자친구랑 싸워도 한 6시간동안 이야기를 해요. 제가 좀 그런 스타일인거 같아요. 원래 말이 많아서요.

그럼 무슨 문제가 있거나 해결점을 찾아야 될 때,
혼자서 생각을 한 후 결정이 나면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신가요?
아니면 사람들이랑 모여서 이야기를 해서 뭔가 결정을 하는 스타일이신가요?
저는 전자예요. 생각을 해둔 다음에 제 안에서 정리가 되면 그 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거기서 수정을 하는 편이지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거는 안 좋아해요. 그러면은 되게 피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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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밴드 이름은 '불길한 저음'인데 실제 음악은 저음인가요, 고음인가요?
크게 들린다고 해서 고음은 아니잖아요.
근데 그게 녹음될 때 저음이 잘 안들어가요. 저음 내고 있는건데 안 들어가는거죠.
지금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앨범같은 경우에는 저음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고음을 내는 것도 사실 있는데, 녹음된 것도 들어보면 고음 밖에 안 들릴 꺼예요.

'불길한 저음'을 누군가는 소음이라고 말할 텐데,
소음과 '불길한 저음' 두 가지의 미묘한 간극이 있지 않을까요?
락 밴드는 과격하게 연주하거나 볼륨이 크잖아요?
'불길한 저음'같은 경우에는, 그런 일종의 '락 밴드다운 것들의 한계점을 치고 나가보자' 하는 것들이 있어서 만약에 사람들이 이걸 소음이라 받아들인다면, 사실 그건 맞아요.
우리같은 경우에는 어디까지 한계점을 치고 나갈 수 있고, 그걸 보여줄 수 있는지 한 번 실험장같은걸 열어보이는거여서, 사람들이 못 견디고 나간다해도 그게 맞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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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노이즈 뮤지션에게 '소음'이란 어떤 것일까?

그럼 '이거 진짜 굉장한 소음이다' 라고 강렬하게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제가 아기 우는 소리를 되게 싫어하고 잘 못들어요.
요즘 새벽마다 아기 고양이가 진짜 사납게 우는데, 어젯밤에도 4시간 이상 울어대서 거의 못잤어요. 미치는 줄 알았죠.
그리고 사실 연주할 때 귀 아프면, 특정 주파수를 막아주는 귀마개를 껴요. 요즘 잘못하면 귀가 나가니까.
예전에 멤버 중에 저랑 다른 멤버가 연주하고 집에 갔더니 귀에서 물이 나온 적이 있었어요. 크게 들으면 귀에 안 좋고, 노후에 귀 나쁘면 안되니까 이렇게 해야죠.

박다함에게 '소음'이란?
저에겐 음악에 있어서 변환점이 됐죠. 음악을 다시 듣게 해주고, 다시 하게 된 변환점.

다음 글 이어보기
☞ [인터뷰]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다하는 20대 작은 욕심쟁이 박다함



펑크 락 밴드를 거쳐 노이즈 뮤지션으로, 그리고 공연기획까지 진행 중이라는 그의 이력은 얼핏 들으면, 섣불리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당신은 3년간 골방에 틀어박힐 수 있겠는가? 그리고 아무도 개척하지 않았던, 남들이 감히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불편한'일들을 하나씩 실행할 수 있겠는가?

인터뷰를 하면서 박다함은 음악과 공연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사실'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사실' 노이즈 음악이라는,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없고, 맥주병을 들고 왔다는 아저씨처럼 접한다 하더라도 귀를 틀어막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설득'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그는 자신의 영역에 대해, 자신이 아는 것 이상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우리를 '설득'시키려 노력했고,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모든 것들을 즐기고, 노래방 이야기 대목에서부터 눈을 반짝이며, 20대만이 가지고 있는 환한 모습에 우리는 점차 박다함의 마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뮤지션이자 공연기획자가 아닌, 20대의 박다함은 어떤 모습일까?
다음주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20대 젊은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 박다함 블로그: http://blog.naver.com/anarchyin
- 불길한 저음 사이트: http://www.balloonnneedle.com/mastermusik.html
- 텍스쳐/프레자일 사이트: http://texturefragileseoul.blogspot.com/

Posted by newba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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