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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8 17:20
건축가로 일하다 사막을 여행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사하라 사막 레이스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나미브 사막을 비롯해 베트남 정글 레이스, 남극, 북극 등 모두 15번의 오지 레이스에 도전해 모두 완주했다. 세계 4대 극·오지 레이스 코스를 완주했고, 한국인 최초이자 세계 16번째로 사막 레이스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4,000km를 달렸다.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바로 사막의 아들, 오지 레이서로 불리는 한국의 오지·극지 마라톤의 개척자이자,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 마라톤) 달성자인 유지성씨.


※ 본 내용은 2010년 7월 '매일신문' 기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지 레이스(혹은 풋 레이스)
오지나 극지, 정글처럼 극한의 자연 환경을 달리는 어드벤처 레이스 대회 중 하나.
사막 마라톤이 대표적인 예로, 사막 레이스의 경우 참가자들은 식량과 생존에 필요한 필수 장비를 배낭에 넣고, 정해진 시간 동안 250km를 달린다. 보통 하루 10L 정도의 식수를 공급받으며, 나머지는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 배낭의 무게는 대체로 6~8kg이며, 하루 40km 안팎을 걷거나 달린다. 대개 6박 7일의 대회가 끝나면 몸무게가 7kg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유지성에게 트레일 레이스는 가장 단순한 행위에서 가장 가슴 뛰는 인생을 되찾게 해줬다 한다

그는 한 건설 업체의 건축 설계 엔지니어로 일하다 모든 걸 버리고 이 신기한 체험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 평범한 회사원이 어떻게 오지 마라토너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그의 리비아 해외근무는 인생을 180도로 바꿔 놓았다. 당시 유럽 위성방송을 통해 사하라 사막 오지 마라톤 중계를 보고 '그래! 나도 저곳을 달려보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기로 다짐하고 그는 과감하게 사표를 냈다.
그리고 그로부터 9년만에 '한국 1호 오지 마라토너'라는 성과를 달성한다.

원래부터 달리기를 좋아했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면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타고난 운동가가 아니었다.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한다. 오지 레이스에 참가하기 전, 몸무게 90kg에 마라톤 풀코스를 한번도 달려본 적이 없다고 하니 말 다했다. 게다가 처음 몸 만들기를 시작했을 때, 학교 운동장 3, 4바퀴를 돌고 주저앉아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곧 5km를 달렸고, 10km를 달렸다.

그의 도전은 몸 만들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하라 사막 대회 참가를 위해 1천만원이 넘는 대회 참가비가 필요했고, 국내에서 관련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신청방법 등을 고민했다. 외국업체와 접촉해 스스로 오지 마라톤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열 번 중 아홉번 퇴짜를 맞으며, 국내업체에 스폰서 제의를 했다. 결국 한 업체로부터 적잖은 지원을 받아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그는 끝내 첫 도전지인 사하라 사막 6박 7일의 레이스를 완주했다.

만만치 않은 어드벤처 레이스. 그러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다

사하라 사막 대회 신청 후 6개월 동안 몸 만들기에 돌입하고, 대회를 위해 1년 이상 준비한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2002년 사하라 사막 대회에 나섰다. 현지에 도착하자 '오길 잘했다', '야! 신세계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그러나 막상 부딪히자 현실은 달랐다. 대회가 시작되자 혹독한 육체적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 35~40km를 뛰다보니 발가락 열개 중 아홉개에 360도로 물집이 터지고, 발바닥 앞쪽 껍질이 벗겨져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3, 4일차에는 발바닥이 너무 아파 양 발을 까치발로 옆으로 세워 뛰기도 했다.

(사진 출처: 플리커 이미지 검색)

혹독한 첫 경험 후, 유지성씨는 '탄력'을 받았다. 즉시 앞으로의 계획과 해야할 일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스폰서를 연결하고, 해외 에이전트 활동을 하고, 스포츠 전문업체 운영하는 등 지금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졌다고 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은가? 첫 시도는 어렵지만 한 번 시작하면 손쉽게 이어지기 마련이다. 유지성씨 역시 사하라 사막을 달리고 나니, 2003년 고비사막 대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하라 사막은 평평했지만, 고비사막은 4,000km가 넘는 고산지대도 있고, 황량한 초지도 있는 곳이었다. 밤낮의 기온차는 사하라 사막보다 더 컸다. 하지만 첫 대회 때 발가락이 다 터진 경험이 있는 그는 250km의 고비사막 코스도 완주했다.

2003년 고비사막 참가기 중

2003년 한국 에이전트 자격으로 사하라 대회에 참가했고, 2004년에는 국내 울트라 마라톤대회 위주로, 2005년에는 가장 추운 사막인 고비 사막대회와 사하라 사막대회 중 전에 참가했던 모로코 코스가 아닌 이집트 코스에 참가했다.

그는 이제 고통이 아니라 순수하게 마라톤을 즐기는 수준, 경지에 올라섰다. 이전에는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주변의 참가자들도 눈에 들어오고, 다소 여유가 생긴 것이다. 대회 시작 전후 어떤 음식을 먹을지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유지성씨가 극지의 특성상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일종의 낭만적 크루즈투어라 말하는 남극 레이스

거칠 것 없는 그는 2006년 사막코스 중 난코스인 칠레 아타카마 사막대회에 도전했다.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소금 사막으로 정평이 나있는 곳이다. 밤에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일교차 때문에 상당한 곤혹을 치렀지만, 이 어려운 난관도 극복했다. 그리고 2007년 11월, 나머지 세 군데 사막을 모두 완주해야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지구의 끝, 남극 마라톤까지 완주하며 마침내 '4대 극·오지 마라톤 코스'를 모두 정복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08년 베트남 정글 마라톤 대회 때 유지상씨의 모습

지금까지 모로코 사하라 2회, 이집트 사하라 3회, 고비사막 4회, 남극 2회, 아타카마 사막, 베트남 정글 산악,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 북극 대회에 각 1회씩 참가한 대기록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이젠 더 세심하고 재미있는 코스를 달리는 묘미에 빠져 있다"고 한다.

그는 오지레이스 참가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초보자도 3개월만 준비하면 사하라 사막에 도전할 수 있다'고. 물론 다른 어려운 대회는 6개월을 준비해야 가능하다. 훈련은 장거리 등산과 마라톤이 주를 이루며, 어느 정도 몸을 만들어야 현장에서 고생을 덜 한다고 한다.

현재 그는 세계 오지레이스의 한국 에이전트로 활동 중이며 한국인 참가 신청, 관리, 훈련, 홍보 등 모든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가 8년 전에 계획했던 모습 그대로인 셈.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트레일 레이스를 만들 예정이며, 궁극적으로 사막화 방지를 위한 환경 단체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사막의 밤하늘, 그 은하수의 활홍경에 빠져 달리고, 밤에 꼻아떨어져 자고 일어나서 또 달리고.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절박함으로 달리기 시작한 평범한 직장인에서, 지금은 '재미있기에 달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전히 달릴 것'이라고 말하는 유지성씨.

그의 이야기를 보며 요동치는 심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대회 참가 전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달고 살았지만, 완주 후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보고 무작정 대회에 참가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연한 기회와 막연했던 동경을 실천한 그의 결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이다.

'몸이 안 따라줘서 못해', '지금 회사 다니고 있어서 못해' 등등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자면 끝이 없다. 유지성씨 역시 뚱뚱하고, 마라톤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더욱이 그런 사람이 어떻게 사막을 달릴 수 있겠느냐는 주변의 우려 섞인 질타와 편견 속에서 사하라 사막을 완주했다.

유지성씨 블로그 제일 상단에 이런 문장이 적혀있다.
"인생 뭐 있어, 즐겁게 사는게 최고지!"

용기 있는 자만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

- 내용 및 이미지 출처: 유지성 블로그, 매일신문



하이 크레이지(Hi CRAZY)
-오지 레이서 유지성, 사하라에서 남극까지 4,000km 달리기 여행 (유지성 / 책세상 / 2010.5.15)


한계를 뛰어넘는 '크레이지맨'의 오지 레이스 여행기!
사하라에서 남극까지 4,000KM 오지 레이스 여행기 <하이 크레이지>. 이 책은 대한민국 1호 사막 레이스 그랜드슬래머 유지성이 2002년 사하라 사막 레이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5번의 오지 레이스에 도전해 완주한 경험담을 담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가 오지를 뛰는 철인 마라토너로 변신하는 과정, 낯선 오지의 신비로운 풍경,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잊고 지냈던 자신을 발견하는 가슴 뛰는 경험이 사막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출처: 네이버 책)

☞ 관련 사이트
- 런엑스런: http://www.runxrun.com/
- 한국 트레일 어드벤처레이스 연맹: http://www.trailrace.co.kr
- 유지성 개인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esseyoo,
                             http://blog.dreamwiz.com/halox2, http://blog.naver.com/halox2
- 유지성 트위터: http://twitter.com/runx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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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wba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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