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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1 10:58
뉴발란스, 뮤지션, 뮤지션이랑, 영화, 이랑, 일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자립음악생산자모임, 클럽대공분실, 홍대뮤지션이랑
지난 주 '단순하고 천천히'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뮤지션 '이랑'과 그녀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꾸준히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본래의 목표와는 달리 영화를 전공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노래를 만들고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랑.
과연 그녀의 삶에서 영화, 그림, 음악은 어떤 존재이며, 앞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일까?
인터뷰 중 "나 스스로에게 빠져있다"고 고백함과 동시에 "이빨 까는 캐릭터"라고 거침없는 발언을 한
그녀와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터뷰 1편 이어보기
[인터뷰] '단순하게 천천히' 이것이 나의 리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뮤지션 '이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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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음악을 시작하게 되셨네요. 그 이후에는 어떻게 활동하셨나요?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혼자 노래를 만들고, 1년에 두 세번 정도 아는 친구들 공연할 때 같이 공연하고 그랬어요. 일러스트레이터 일도 조금씩 하고, 학교도 조금씩 다니고 그러다가 2010년에 재정적인 위기가 심하게 왔어요. 일러스트 일이 어느 순간 완전히 끊기고, 더이상 일을 찾아도 없는거에요. 나름대로 일러스트 일을 구하려고 노력을 하다 나중에는 '가망이 없다'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만든 노래가 20곡 정도 있으니까 '노래를 부르면 돈을 주겠지' 이 생각을 하게 됐죠. 그렇게 2010년 3월부터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연을 해도 기존 클럽 시스템상 어느 정도 규모 있는 클럽 외에는 돈 주는 클럽은 거의 없어요. 이에 대해 뜻이 맞는 음악가끼리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을 만들었는데요. 저도 작년 10월부터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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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음악생산자모임>이란 자립을 지향하는 음악가들이 '서로-도움'을 통해 더욱 쉽고 빠르게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가난한 음악가들도 즐겁게 연주하고 손쉽게 음반을 만들 수 있는, 기왕이면 생활비도 조금씩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29일,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의 첫 번째 직영 공간 <클럽 대공분실>의 공사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후원 연주회를 개최했고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클럽 대공분실>은 이랑이 <자립음악가생산자모임>에 들어간 이후 직접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이미 해당 공간에서 두 차례의 테스트 공연이 진행되었고,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내용 참조: 클럽 대 공 분 실 블로그

- 공연을 하면 어떠세요?
제가 계속 공연을 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에요. 제가 단순해서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겠지?'라거나 무슨 일이 안되면 '이거 아닌가보다'하고 그만두고, 또 다른걸 하는 경우가 많아요. 공연이 재미없으면 안할텐데 공연하는게 아직까지는 재미있어서 하는거 같아요. 영화나 그림은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은데, 공연은 내가 노래를 부르면 다이렉트로 듣고 바로 반응하고, 끝나면 이야기하고 이런게 재밌더라고요. 공연이 하기 싫다가도 나가서 했을 때 반응을 보면 '이거 해야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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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공연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즐거워 보인다

- 영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변해야 한다>라는 영화를 찍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23살인가 24살에 친구에게 절교를 당했던 일을 영화로 찍었어요. 제가 고등학교를 안 다녀서 또래친구가 거의 없는데 또래친구와 친해지게 됐어요. '나도 또래 여자친구가 생겼다'했는데, 나중에 이 친구가 절교를 선언한거죠. 초등학생도 아니고 다 커서 '절교'라는 말이 입에서 나왔다는게 너무 쇼크여서 그 내용을 가지고 만든 영화에요.

- 절교를 당한 이유는 뭔가요?
이유는 남자관계 뭐 이런거죠. 친구가 사귀었던 애를 제가 사귀게 됐는데 그게 기분 나빠서. 팩트(fact)만 따지고 보면 별일 아닌데 실제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았죠. 그 당시에는 재밌지 않았지만 돌아보면 재밌어서 그걸 가지고 만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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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이런 식으로 자기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내는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이랑씨 노래도 이랑씨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고요.

일기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저는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는 편이고, 제 자신을 까발리는게 편해요.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면서 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요. '얘는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말 하나'와 같은 시선이요. 영화를 만들 때도 친구가 나한테 절교하자고 해서 내가 울고 있는 상황이, 분명 이 상황에서는 힘든데 멀리 떨어져서 보고 있으면 우스운 점이 있거든요. 친구도 웃기고 나도 웃기고, '너네들 뭐하는거냐' 이런거죠.


이랑의 노래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가사는 굉장히 사실적이다

- <변해야 한다>는 영화 제목처럼 사람은 정말 변해야 할까요? 이랑씨는 변하셨나요?
영화 제목은 '변해야 한다'인데 사실 아무도 안 변하는게 주 내용이에요. 하하
저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비해 약간 차분해지긴 했지만 본질은 안 변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언니', '오빠'라는 말을 못했어요. 그때는 나름대로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서, 나이 많은 친구들이랑 놀면서도 이름 틱틱 부르고 그렇게 까불면서 살았는데 이게 별로 좋지 않다는걸 느꼈어요. 어릴 때부터 일을 하다보니까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조금씩 배우게 되고, 사회생활을 계속 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트레이닝을 받는 격이 되어서 스스로 자꾸 바꾸려고 해요. 그래서 제가 가진 성향은 안 바뀌어도 말이나 행동은 자꾸 바뀌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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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인터뷰 중 말로 설명이 안될 때는 이렇게 열심히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설명해줬다. 지금은 '공감대'에 대한 이야기 중

- 음악, 일러스트 그리고 영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이랑씨에게 이 세 가지는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영화, 음악, 그림을 막 고민하거나 그런적은 없었어요. 서로 충돌한 적도 없고요.
내가 창작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려면, 내가 어느 정도를 보여줘야 공감대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그림이기도 하고 음악이기도 하고 영화이기도 한거죠. '이 정도도 안하면 아무것도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내가 이만큼 안하면 그만큼 공감대의 범위가 좁아지겠죠. 그러면 결국 사람들은 이해도 못하고 겉햝기식으로만 끝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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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을 하면서 어려웠던 적은 없었나요? 사람들이 전혀 공감을 못한다거나 하는 것처럼요.
다른 사람과 작업할 때 힘들어요. 저는 제 생각 위주로 돌아가는 사람이어서 밴드를 한다거나, 영화처럼 협동작업을 할 때가 그런데요. 사람들이 제 성향을 아니까 저를 잘 안 건드리려고 해요. 제 성향때문인 걸 알지만 간혹 서운하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바뀌어야 저 사람들이랑 지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해요. 이럴 때 어려운거 같아요. 그렇지만 사람들이랑 부딪히고 단순한 일 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창작하는 일을 하니까 오히려 색안경 끼고 보는 경우가 있어요. '쟤는 안 평범하다' 이런거. 그럴 때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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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듣고 조금 난감해했다

- 어떨 때 행복하다고 느끼세요?
아, 행복이요? '행복'이라는 말은 좀 어렵네요. 저는 피드백 받을 때 좋은 것 같아요. 누가 듣고 좋다고 하거나 누가 보고 좋다고 하는 것이요. 또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때는, 노래가 하나 만들어지면 그걸 백번을 듣는데요. 백번을 들으면서 좋을 때가 좋아요. 행복하다기 보다는 기분이 좋아요.

- 이랑씨는 본인이 하고 싶은건 다 하고 계신가요?
그런 것 같아요. 저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성향이 조금 있어서 다행이에요. 공감대를 형성해서 돈을 벌 수 있으면 더 좋고요.

- 가장 최근 관심사는 어떤건가요?
과연 지구가 멸망할 것인가? 하하. 졸업영화를 어떻게 찍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어요.

- 영화로 찍고 싶은건 있으세요?
<변해야 한다> 찍기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사람 관계에 대한 내용이예요. <변해야 한다>는 저에게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번 영화는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조금 확장됐어요. 4, 5명의 사람들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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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극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발언권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은 일개 창작자지만, 나중에는 제가 무슨 발언을 했을 때 공감하며 듣는 사람이 많으면 좋을 것 같아요. 유명해지고 싶은건 아니고요. 제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설득력이 있고, 저를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 발언에 설득력을 가지는 도구로 쓸 수 있는게 음악인가요?
음악, 그림, 영화 모두 그렇죠. 전 <추격자>나 <황해>같은 영화들이 정말 싫어요. 스킬 좋고, 촬영 좋고, 연기 좋고에 상관없이 만드는 목적이 너무 나쁜거 같아요. 충분히 세련되면서 설득력 있고, 자신을 까보이는데 밉지 않을 수 있는데 말이죠. 제가 '우디 앨런(Allan Stewart Konigsberg)'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분이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고 인간적으로 이해가 되서 좋거든요. 자기를 포장하지 않는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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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은 스스로 '이빨 까는 캐릭터'라며 웃었다

저도 실수 많이 하고, 연애도 많이 하고, 실패하고, 찌질하고, 바람 피우고 이것저것 많이 하지만 그걸 '나는 귀여워', '나는 착해' 이렇게 포장하는게 너무 싫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포장하는 걸 좋아하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으면 아이돌처럼 포장해야죠. 그런데 제가 되고 싶은 것은 제 자신을 포장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저 사람 좋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 그럼 이랑씨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일관된 메시지는 뭘까요?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라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데요. 이 사람의 칼럼 중 손을 씻기 시작한 젊은 의사에 대한 내용과 함께 그 의사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한 사람이 바로 훌륭한 사람이다. 너네들의 목적을 훌륭한 사람이 되는걸로 잡아라.'
저도 엄청나게 많은 실수를 하면서 살아도, 어떤 일을 했을 때 사람들이 이해하고 좋아하고 '저 사람 태도가 맞다'라고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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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에게 '발란스'란 바로 이런 느낌! 고양이와의 심드렁한 대화가 재미있다

- 뉴발란스의 공식 질문입니다. 이랑에게 '발란스'란?
위에 나왔던 말이긴 한데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과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해야 하는 일을 맞춰서 하는 것. 제가 게으른 편이어서 혼자서 널부러져 있다가 기타 치면서 노래 하나 만들고… 이런 적이 많아요. 그러나 계속 이상태로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으니까요.

- 그렇다면 '발란스'를 맞추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성실해야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하루에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이거 정말 간단해요. 엄마가 말하는대로 하면 돼요. 도덕책에 나오는 것처럼요. 법 지키고, 도둑질 하지 말고, 무단횡단 하지 말고, 쓰레기 버리지 말고. 되게 간단한 걸 지키면서요!

※ 일러스트, 공연 사진 출처: 이랑 홈페이지 / 공연 영상: 이랑 제공



'되면 하는거고, 안되면 못하는 것', '재미있기 때문에 하는 것'

이랑과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그녀만의 단순한 사고에 끌렸다.

사실 무슨 일이든 '단순한게 최고'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복잡하게 골머리를 앓으며 고민하고 걱정하고 좌절한다. 그렇다면 왜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가 아닌, 남들의 시선, 여러가지의 조건 등을 따지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누구나 실수도 많이 하고, 실패도 경험하고, 찌질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을 굳이 포장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인다면, 굳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이랑은 인터뷰 중 "나 스스로에게 빠져있다"고 말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되게 부끄럽기도 하면서, 내가 제일 불쌍하기도 하면서, 내가 제일 최고일 때도 있어요. 한마디로 나르시스트인거죠. 하하"


우리는 스스로에게 어떤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자신을 포장하지 않은 모습과 태도로, 모두가 공감하고 끄덕일만한 발언권을 가질 훗날 이랑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부디 '발란스'를 위해 노력해주시길!

- 이랑 홈페이지: http://the-mok.cyworld.com

Posted by newba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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