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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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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어딜까?// 너의/ 잠재력 <다 쓴 치약>
나한테/ 니가// 해준게/ 뭔데 <수수료>


이 두 편의 짧은 글은 SNS를 타고 많은 이들의 폭풍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시인 하상욱의 시이다. 짧지만 그 안에 축약된 일상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고, 단숨에 차가운 도시를 아우르는 시인의 자리를 얻게 됐다.

하지만 여기서 끝일까? 그저 재미있는 시인으로 치부하기에 숨겨진 고수의 느낌이 물씬 나는 시를 쓰는 도시남자, 하상욱을 뉴발란스 블로그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를 통해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다는 하상욱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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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욱님. 뉴발란서 여러분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글쓰는 직장인, 하상욱입니다.
글쓰는 직장인이라는 소개는 저를 표현하는 가장 맞는 말이라서 항상 이렇게 설명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와 같은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사람도 얼마 없구요. 그래서 지금 현재의 저를 가장 잘 그리고 있는 글쓰는 직장인이라고 소개하겠습니다.

글쓰는 직장인이라는 타이틀, 멋있는데요? 그럼 지금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맨처음에는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직장생활 2~3년까지 근 10년을 디자이너로 살았고, 지금은 기획 쪽으로 변경해 일하고 있습니다. 웹도 디자인 하고, 앱도 디자인 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기획을 통틀어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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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욱 단편시집 <서울시>

그럼 일과 글쓰는 것 두 가지를 병행해서 하고 계신가요?

그렇죠. 글 쓰는 것을 직업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쓰고 싶으면 쓰고, 쓰기 싫으면 안 쓰는 그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구요. 돈을 받고 글을 써달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서울시>(하상욱님의 단편집)를 써달라는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름을 두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써달라는 의뢰도 받은 적 있구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거절하고 있습니다.

돈 받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분명 식상해지거든요. 나도 재미없고, 글도 재미없고,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재미없고.
제가 쓰는 글로 금전적인 대가를 바라고 쓰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취미 같은 일이에요. 서울시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것만큼은 상업적인 부분을 떠나서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럼 지금까지 쓴 글을 다른 방법으로 만들 계획은 없나요?

지금까지 써놨던 글을 종이로 엮어 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가 이번달(1월) 중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책을 내야겠다, 책으로 만들겠다, 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니고, 쓰다보니 80편 정도를 써놨어요. 거기에 20편 정도를 더해서 종이 책으로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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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처음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생각했던 글을 ‘허세글’이였습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형태도 아니었구요. ‘사람은 절대 안변해. 사랑이 변해’라는 글을 적고, 밑에 제목은 <개 허세> 이렇게 다는 식의 글을 올렸어요. 유머 같은 느낌으로, 미니홈피의 허세 가득한 글을 풍자하는 느낌의 글이었습니다. 제목을 뒤에 써서 웃음 코드를 살려, 주변사람들을 웃기는 정도 목적이었구요. 그런데 의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에서 좀 더 발전시키면 의미도 담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정리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 썼던 글이 아마 <잠>이었던 것 같은데, 쓰고 읽어보니 나름의 의미도 부여되고,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쓰고 보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서 꽉 짜인 규칙 안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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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이해할 수 있는 <서울시>

이렇게 인기 있으리라 짐작하셨나요?

당연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전자책 유통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는 쉬웠어요. 회사 사람들 반응도 좋았고, 그럼 편집해서 내보자! 라고 마음 먹고 올렸던 거구요. 처음 시작은 조용했는데, 어떤 사람이 게시판에 <서울시>를 캡쳐해서 올렸습니다. ‘이거 웃긴데, 같이 보자’ 이런 내용이었구요. 그 글이 인기글이 되고, 그걸 본 어떤 사람은 트위터로 나르기 시작하고, 그 트윗은 몇 천 번 RT되고, 인기 게시판들에 모두 퍼지고. 하루이틀 만에 갑작스럽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을 했던 탓인지, 보여지는 이미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가소개, 작가의 말, 목차 등 보여질 수 있는 부분은 위트있고, 재미있게 꾸며보자고 생각해서 사진들을 편집했구요. 그런 부분들이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보여졌던 것 같습니다.

저도 ‘작가의 말’을 보고 5초간 숨도 못 쉬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 원래 글 쓰는 일을 좋아하셨나요? 취미가 무엇인가요?

취미를 꼽자면, 게임입니다. 집에서 게임 하는 것 좋아하거든요. 그 외에 있다면 인터넷 하는 것을 좋아하구요. 활동적이거나, 밖에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취미였습니다. 술도 좋아하지 않고, 춤을 즐기지도 않거든요. 저는 집에 있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스키장도 안 좋아하고, 집에서 컴퓨터 하면서 노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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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라는 매체가 있었기에, <서울시>가 나올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그럼 글을 쓰는데 있어, 영감은 어디에서 받으시나요?

정확히 글을 쓰는 패턴이 정해져 있지는 않는 편입니다. 갑작스럽게 써질 때도 있고, 저 스스로를 압박해서 쓸 때도 있습니다. 압박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써라!라는 외압은 아니고,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지금은 써야 할 때다라고 스스로 정해놓고 쓸 때도 있습니다. 딱 반, 반 인것 같네요. 쉽게 써지는 것 반, 고심해서 쓰는 것 반. 따로 영감을 받는 부분은 정해져 있진 않아요. 제 글이 공감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처해진 상황에 맞춰서 글이 나오거든요. 이런 상황에는 이 글, 저런 상황에는 저 글.

상욱님의 시에는 기본적으로 ‘공감’이 깔려있습니다. 공감가는 키워드를 뽑아내는 상욱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인터넷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제가 ‘베플남’입니다. 하하. 인터넷 뉴스에 달리는 베스트 리플에 100개 정도는 뽑힌 것 같은데, 그 리플을 쓸 때, 제 본심을 담지 않는 것이 포인트더라구요. 내 생각을 적기 보다는 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을 찾아내는 것?

<서울시>도 100% 제 감성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라고 생각해서 쓰거든요. 이런 것들도 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워낙 사람들의 덧글, 추천, 반대에 민감한 편입니다. 어떤 것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나 관심이 많은 편이고. 인터넷을 오래해서 훈련이 된 것은 아닐까요? 따로 원칙을 정해놓고 찾아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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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된 책을 낸다고 하셨는데,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전자책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전자책은 아직 공감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책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많지만, 책이 아니라 그냥 인터넷 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시>라는 책을 통해서 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구요.

가장 마음에 드는 상욱님의 시를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다 쓴 치약>이 제일 좋아요.
제 나름의 기준에 맞는 <서울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힐링이 들어갔거든요. 제가 쓴 글이 웃기다, 재미있다는 포인트에 맞춰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웃기는 것은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웃긴데 씁쓸하고, 그런데 치유 받는 듯한 느낌도 오고. <다 쓴 치약>은 그 부분을 맞췄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작으로는 <알람>이요. <알람>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하지만 놓치기 쉬운 그들의 고마움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알람이라는 주제를 잡고, 쓰게 된 겁니다. 그렇다고 어머니께 잘 하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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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다른 작 중에 <취객>이 마음에 듭니다. 책을 위해 공개를 자제하던 글이었는데, 당시 사람들이 많이 상처받은 것 같아서 달래주는 마음을 담아 공개했습니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기도 했구요. 제가 쓰는 글들이 ‘드립’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마 그 부분이 드립과 저의 글을 구분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상욱님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음에 따라, 상욱님을 패러디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데, 저를 패러디하면 한 장르가 되기보다는 패러디에 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의 아이덴티티라고 말하고 싶구요. 똑 같은 시를 아무리 잘 쓴다고 해도, 저를 패러디 한 것에서 벗어날 수 없거든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구요. 재밌고 환영하지만, 그 포맷 자체가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창적 컨텐츠로 남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더 많은 분들이 공감의 포맷으로 이용하셨으면 좋겠고, 서울 시는 나만 쓸 겁니다!



재미있는 글을 올리는 독특한 사람이라고 여겼던 편견이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인터넷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를 토대로 사람들과의 공감을 나누는 인터넷 시인 하상욱. 그의 글이 웃으며 읽으면서도 계속 기억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기고 싶은 것은 공감과 치유라는 부분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누구나 웃을 수 있는 글을 쓰지만, 그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자신이 나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는, 끝이 어딘지 모르는 잠재력을 가진 시인 하상욱과의 인터뷰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다음 주, 이어질 하상욱의 시와 관련된 이야기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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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wba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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